크리스마스 장식된 나무를
만지면 안되는 놀라운 이유
슬슬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할 때가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플라워 숍에서 원데이 클래스로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기도 하고, 빨간 열매가 달린 가지 등을 모아 화분에 장식하기도 하죠.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크리스마스 장식하면 트리 아니겠어요? 반짝이는 꼬마전구들과 영롱한 오너먼트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기 시작하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옷을 입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부로 만져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작은 친구들이 모여사는 크리스마스 마을
미드나 헐리웃 영화의 크리스마스 장면을 보면 가족들이 전나무 숲에 가서 직접 트리를 고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서양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진짜 나무를 쓰기 때문이죠.
출처: aliexpress
한국에서는 창고에 보관하던 가짜 나무를 꺼내어 장식하는 게 보통이지만, 가끔씩 집 안에서 키우는 화초에 전구 등을 감아 장식을 하기도 합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도 연말에는 테라스의 나무에 반짝이는 장식을 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이렇게 멋지게 치장한 진짜 나무를 좋아하는 건 우리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친구들이 아예 나무 안에 살림을 차린다고 하는데요.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들처럼
출처: 오마이뉴스
그 작은 친구들이란 다름아닌 곤충과 벌레들입니다. 한두 마리가 아니라, 2만 5천 마리요. 영국의 유기농 원예 및 해충 방제 회사는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에 최대 2만 5,000마리의 곤충과 거미류가 서식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유독 크리스마스 트리에 벌레들이 모여드는 건 따듯한 온도와 반짝임 때문이라는데요. 얘기인즉슨, 동면을 하다가 트리에 달아둔 장식 때문에 봄이라고 착각한 벌레들이 깨어나거나, 오너먼트와 전구가 내뿜는 빛과 열기에 현혹되어 모여든답니다. 가로등 주변에 마구 달려드는 나방들을 떠올려보면 조금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진딧물과 사마귀 그리고 거미
그럼 어떤 종류의 벌레들이 우리 집 트리 속에 살고 있는 걸까요? 크리스마스 트리에 나타날 수 있는 벌레 중 하나는 진딧물인데요. 다리가 여섯 개에 초록색이라는 것 말고는 거미와 생김새가 비슷한 벌레입니다. 툭 튀어나온 눈과 톱니 같은 앞다리를 가진 사마귀도 있을 가능성이 높죠. 책벌레라는 애칭으로 자주 불리는 다듬이벌레도, 비교적 집에서 자주 마주치는 거미도 트리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추위를 피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벌레에는 나방파리, 쥐며느리, 쌀바구미 등이 있다고 하네요.
벌레와의 동거를 끝내고 싶다면
이렇게 한겨울 트리 속에 숨어사는 벌레들은 딱히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다만 집 안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수의 벌레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괜히 온몸이 간질간질해지죠. 또 다듬이벌레 같은 경우는 자웅동체라 무서운 속도로 번식을 하는 데다 예민한 사람에게 피부 트러블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니, 하루빨리 이 찝찝한 동거를 끝내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겁니다.
출처: 다음 블로그 쌍둥이 아빠
예방이 처방보다 낫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우선 밖에서 가져온 진짜 나무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실 생각이라면 나무를 장식하기 전에 진공청소기로 청소해주세요. 나무에 붙어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휘황찬란한 빛 때문에 깨어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이미 있던 화초에 장식을 할 예정이라면 식초와 마늘 등 벌레가 싫어하는 냄새 가진 재료를 문과 창문 사이, 그리고 장식할 나무 곳곳에 발라 두세요. 추위를 피해 들어온 벌레들이 반짝이는 나무에 거처를 마련하지 않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