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이 콜라병
몸매 유지해야 하는 이유
'콜라병 몸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보통은 허리가 잘록한 젊은 여성이 먼저 생각나실 텐데요.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멋진 허리-골반 라인을 갖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의외로 여성보다 남성, 그것도 45세 이상의 중년 남성이 콜라병에 가까운 몸매를 갖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이유가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저씨가 '아저씨 배'를 가져서는 안되는 그 이유를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치매예방에 중요한 WHR
출처: 쿠키뉴스
보통 비만도를 간단히 체크하기 위한 방법으로체질량지수 (BMI)를 사용하죠. BMI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야 하기 때문에 체중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은 체중 따윈 잊고, 오로지 'WHR' 만 생각할 겁니다. WHR은 Waist Hip Ratio, 즉 '허리와 엉덩이 비율'의 준말입니다. 복부비만도를 알아보기 위해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값이죠. 따라서 WHR 수치가 작을수록 엉덩이에 비해 날씬한 허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적당한 WHR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이야기할 것은 바로 '치매' 그리고 '인지능력'에 대해서인데요. 삼성서울 병원 신경과, 연세대 예방의학과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허리둘레가 엉덩이둘레보다 커질수록 치매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고 합니다. 45세 이상의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갖고 있는 사람 1777명을 대상으로 뇌를 3차원으로 촬영해봤더니, WHR 값이 큰 복부비만자들에게서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이 관측되었기 때문인데요.
남성에게서 주로 관찰된 결과
출처: 미주 한국일보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성 수진자 890명은 복부비만이 있다고 해서 대뇌피질의 두께가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성 수진자들 중 WHR 값이 0.99 이상인 그룹에서만 대뇌피질 두께의 유의미한 감소가 관측된 것이죠. 대뇌피질과 관련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흡연력, 주량 등 여러 요소를 모두 감안한 결과이기 때문에, 남성들의 생활습관에서 온 차이라고 생각하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줄어든 부위가 대뇌피질 중에서도 '전두엽' 부분이기 때문에 남성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전두엽은 기억력, 사고력 등을 주관하고 다른 연합영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와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말하자면 뇌 중에서도 CEO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죠. 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가장 무서운 노년의 질환 중 하나인 치매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복부비만이 가져올 수 있는 질병들
물론 복부비만이 치매의 위험만 증가시키는 건 아니죠. 복부비만은 전체적으로 근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배만 불룩 나온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만보다 더욱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요. 동일한 에너지를 섭취해도 근육량 차이로 인해 소모하는 양이 달라, 복부비만의 경우에 내장지방이 더욱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내장지방은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피하지방보다 훨씬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하네요.
뿐만이 아닙니다. 복부비만은 전립선 비대증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요. 배에 쌓인 지방이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 호르몬의 양을 증가시키고, 두 호르몬이 각자의 수용체와 결합해 전립선을 증식시키기 때문이죠. 수면 무호흡증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내장지방이 쌓이고 인체 기관의 부피가 늘어나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수면 무호흡증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럴 경우 수면을 취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복부비만에서 탈출하는 비결
이렇게 위험한 뱃살을 관리하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식사량을 줄이고 식사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늦은 시간 술자리에 참여해야 한다면 틈틈이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국물과 기름진 안주를 자제해야겠죠.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적극적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허리와 복부를 끊임없이 자극해야 합니다.
복부 비만 해소에 있어 의외로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금연'인데요. 보통 '금연하면 살이 붙는다'라는 인식이 있어 체중조절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담배 끊는 것을 망설이곤 하죠. 하지만 그런 통설은 적어도 복부비만에 있어서 만큼은 사실이 아닙니다.
대한 비만학회가 흡연과 복부비만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담배를 1~1.5갑 피우는 남성은 반 갑 미만으로 피우는 남성에 비해 복부비만 위험도가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에 2갑 넘게 피우는 사람은 위험도가 무려 2.2배나 높았죠 또한 CT를 통한 내장지방 조사에서도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내장지방의 양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흡연 자체가 대뇌피질의 두께를 감소시키기도 한다고 하니, 복부비만과 치매가 걱정되는 남성분들은 지금 당장 금연부터 시작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