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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반 토막 난 삼성전자가

 의외로 태연하게 웃는 속내는 무엇일까?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차례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예고되었던 부진한 실적 때문에 주식 시장 전반에 무거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한 증권사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 초 대비 27.7%나 하향 조정되었다"며, 1분기 실적이 이 전망치보다도 낮을 것이라고 예측했죠. 그뿐만 아니라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출처: 한겨레 / 스카이데일리

이렇게 전체적으로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도 의기양양한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초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음을 걱정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쳐 화제가 되기도 했죠. 지난 5일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수치의 절반인 6조 2천억 원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삼성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출처: 청와대


60%나 떨어진 영업이익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6일, 어닝쇼크를 예고합니다. 자사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임을 미리 밝혀 주식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죠. 


출처: 매일경제

예고대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 2천억 원으로, 당초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12조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2016년 3분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알려진 이 실적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하면 60% 이상 떨어진 수치이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지난 3분기의 3분의 1 수준이죠. 반도체 가격의 하락,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한 갤럭시의 마케팅 비용 소요 등으로 인해  2분기 실적도 그리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이 내놓은 의견입니다. 


출처: 구글

그러나 삼성이 어닝쇼크를 예고하면서 미리 주식 시장의 기대치를 낮춰놓았기 때문인지, 크게 감소한 영업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갑니다. 1월 초 3만 7천 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4월에는 4만 5천 원~4만 7천 원 대를 유지하며,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심지어 갤럭시 폴더블 폰의 결함이 알려졌을 때도 전날 대비 0.3% 정도의 미미한 하락만 있었을 뿐입니다. 


5G 폰 상용화에 거는 기대


이에 시작 단계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곧 안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5G, 그리고 5G 전용폰 출시에 따른 통신 반도체 호재가 주가를 일정 수준으로 붙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19일 발표한 '5G 국내 반도체 산업 신성장 모멘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역대 이동통신 세대 진화가 반도체 성장을 이끌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모바일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올라가는 데이터 수요는 반도체 시장 확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출처: IT WORLD / 비즈니스 포스트

게다가 애플이 이르면 내년 출시할 예정인 5G 아이폰에 퀄컴과 삼성전자의 통신 반도체를 모두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모뎀칩 1위인 퀄컴과의 30조 규모 특허 분쟁 소송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애플이,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전자의 통신 반도체 탑재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죠. 


올레드 디스플레이


출처: 머니투데이

주류 디스플레이로 부상 중인 플렉시블 올레드 패널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94.8%를 기록한 삼성이 2위 LG (3.5%), 3위 BOE(1.7%)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3월 파리에서 공개된 화웨이의 'P30 프로'에도 삼성이 디스플레이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죠. 


출처: 서울경제 / 뉴스줌

얼마 전 결함을 드러내며 미국 출시가 미뤄진 인폴딩 방식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 역시 삼성 디스플레이만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에 제공된 시제품 중 일부에서 결함이 발견된 만큼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복잡한 방식의 인폴딩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기업들과 큰 격차를 벌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화웨이가 메이트 X에 장착한 아웃폴딩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이 뒤편에 있기 때문에 화면 자체는 완전히 접힐 필요가 없어, 인폴딩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비해 만들기가 쉬운 편이죠. 다만 접었을 때 화면이 바깥쪽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흠집이나 파손의 위험성이 큰 단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인폴딩 기술을 보유한 삼성은 차후 인앤아웃 폴딩을 비롯해 롤러블 폴딩 올레드까지 경쟁 기업보다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빠른 신수종 사업 선정


출처: ZD net

지금까지 삼성이 주목받아왔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외에, 새로이 육성에 주력할 사업 부문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AI와 사물인터넷, 그리고 자동차 전장부품 등을 꼽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를 만나  AI 관련 전략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거나 중국 베이징에서 자사 AI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인공지능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임을 어필했죠. 또한 삼성은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진화하며 다양한 일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넓은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출처: 서울경제 / 라이드 매거진

5G 상용화에 따라 앞당겨질 자율주행차 시대에 전장부품은 점점 중요해지겠죠. 삼성은 일찍이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는데요. 2016년 미국의 자동차 오디오·전장부품 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해당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죠.


출처: 매일경제 / 아시아경제

"1등 기업은 시장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시장을 창조한다"고 밝힌 삼성전자는 신수종 사업 발전을 위해  최근 핵심 연구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이스트 의료로봇 연구 단장을 지낸 바 있는 강성철 박사,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장우승 박사 등이 최근 삼성에 자리를 마련했다네요. 


지금까지 크게 감소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조급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삼성의 주가 역시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익 전망치 하락에 큰 영향을 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부문 확장 및 고도화에 따라 3~4분기에는 영업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증권가에서도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가가 먼저 오르고 이익 전망치가 후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니, 하반기에는 삼성의 재도약을 기대해봐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