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이돌들은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데뷔하곤 합니다. 한창 싱그러울 나이이기도 하고 연애하기에도 딱 좋은 나이인데요. 소위 '유사 연애' 등으로 덕질하는 팬들도 적지 않은 데다 어떤 의미에선 아이돌이 '환상'을 파는 직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다수 아이돌에게 '연애 문제'란 마냥 자유로울 순 없는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각종 기획사에서는 '연애금지기간'을 두기도 한다고 하죠.
출처 - 라디오스타
데뷔 후 몇 년까지는 연애를 하지 말라는 뜻인데요. 대개 자리를 잡은 후에는 소위 '코어팬'도 많아져 쉽게 떨어져 나가는 팬들도 적고 연예계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그룹과 개인에 대한 타격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JYP는 과거 방송에서 연애금지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JYP 수장 박진영은 지난 2016년 방송에 출연해 아이돌 연애금지 기간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당시 원래 5년이던 연애금지기간을 3년으로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대개 계약이 7년 정도인 걸 고려하면 계약의 반 정도만 조금 눈치를 보면 된다는 소리죠.
출처 - 연예가중계
박진영은 이렇게 파격이라면 파격적으로 연애금지기간을 줄인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는데요. 생각보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아무도 지키지 않아 수정하게 됐다는 것이었죠. 슬프기도 웃기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한창 연애할 나이에 사랑이란 게 숨기기 쉬운 게 아니다 보니 5년이라는 금지기간은 너무 길었나 봅니다.
출처 - 라디오스타
그럼에도 3년 정도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돌 특성을 보고 생각해보면 아마 어느 정도 뜬, 혹은 안정기로 들어갈만한 시기의 시작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데뷔초부터 혹은 데뷔곡부터 승승장구하며 뜨는 아이돌들도 있지만 흔히 2~3년차가 가장 라이징이라고 불리곤 하니까요. 실제로 뜬 아이돌들만 봐도 이즈음 1위를 거머쥐거나 좀 뜬다 하는 기미를 보이곤 하죠.
출처 - 아디다스(3-4년차 아이돌 예시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대형 기획사 아이돌들은 상대적으로 일찍 뜨는 편인 걸 고려해도 3년 즈음은 돼야 코어팬층도 어느 정도 잡히고 좀 팬덤에도 안정기가 시작됩니다. '대세' 타이틀을 얻었을 경우에는 팬덤이 요란한 경우가 많지만 인기를 얻은 만큼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그만큼 버텨줄 팬들도 많으니 아이돌 기획사 입장에서는 '대세'든 '전성기'든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죠.
출처 - 세븐틴 공식 SNS(아이돌그룹 예시로만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대세 및 전성기를 좀 겪고 코어팬층을 다진 아이돌 그룹의 경우에는 열애설에 상대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디에나 소위 '탈덕'하는 팬도 있고 연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팬들이 있지만요. 평생 연애를 안 할 수도 없는 것이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 적당히 달랠 수 있는 타이밍을 두는 것입니다. 예전보다는 연애 자체에 대한 반응이 나은 편이기도 하고요. 럽스타그램 등 팬기만 행위 등을 제외하면 제법 수용해주는 팬들도 많을 시기입니다.
반면 신인급 1-2년차 아이돌의 경우엔 어떨까요? 우선 '유사 연애' 등의 이유로 단순히 멤버 A가 열애한다는 이유로 돌아서는 팬들도 있지만, A 멤버를 제외한 다른 멤버를 아끼는 팬들의 반발도 같이 따라옵니다. '그룹'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초반에 열애설이 터지면 대개 '프로의식' 문제도 같이 거론되는데요. 그룹이 안정기를 찾은 것도 아니고, 유입되는 시기에 초점이 '열애'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출처 - 아이돌픽 / 스타패스(아이돌그룹 투표 예시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단순히 이 때문이 아닙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한참 그룹이 떠야 하는 시기, 혹은 뜨고 있는 시기에 하나에 집중하기도 힘든데 연애까지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죠. 그룹 멤버들도 팬들도 다 같이 홍보와 그룹 띄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혼자만 연애를 즐기고 있다니 이 포인트에서 화가 나는 것이죠. 대개 아이돌은 그룹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개인팬도 있지만 '그룹 전체'에 포커스를 두는 일도 많고 그룹에 피해를 주는 것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처 - JTBC '나홀로 연애중'
회사 입장에서도 '본업도 잘하면서 연애까지 팬들의 응원을 받는' 그림을 원하지, '연애 때문에 일은 뒷전'이미지를 갖는 아이돌을 만들고 싶어 하진 않겠죠. 예전보다 연애에 대한 분위기가 조금 풀린 데다 대형 기획사라면 특히 3년 내에 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3년 정도만 둬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5년으로 해서 안 지키느니, 3년 정도로 합의를 봄으로서 서로 지키는 규정이 낫다는 것이죠.
출처 - 무한도전
매년 1월 1일에 디스패치는 연예인들 열애설에 대해 보도하고, 팬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묻어주는 열애설까지 포함하면 연예계에 커플들은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랑하고 싶은, 사랑하기 좋은 나이인 만큼 많은 아이돌들이 '연애의 유혹'에 빠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애가 못할 것도 아닌 데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팬들이 나서서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라기도 하니까요.
출처 - MBC '섹션티비 연예통신'
각자 회사의 규정이 있고,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연애금지기간이 길 수도 짧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 적당히 기간을 합의해서 그룹과 자신이 뜨는 것에 몰두하되,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후, 팬들을 기만하지 않는 선에서 예쁘게 연애하면 그래도 회사와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최대한 행복한 결말을 맺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