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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글로벌 SNS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트래픽을 차단해 사회 안정을 이루려는 중국의 '만리방화벽' 정책 때문인데요. 대신 중국인들은 웨이보나 위챗 등의 중국 SNS를 주로 사용하죠. 중국도 이럴진대, 폐쇄 정책이 한층 견고한 북한 주민들이 SNS를 이용할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모두가 그렇게 믿어왔죠. 


그런데 최근 북한의 유력인사가 개설한 것으로 추정하는 페이스북 계정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죠. 이 계정은 정말 김여정 부부장의 페이스북이 맞는 걸까요?


북한의 정치인, 김정은의 최측근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 여동생이자, 당과 최고인민회의에서 모두 활동하는 정치인입니다. 최고 지도자와 피를 나눈 남매인 만큼 직함 이상의 실세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측되는 인물이죠.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북한 대표단과 함께 남한을 방문한 그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한국전쟁 이후로 김 씨 일가의 친족이 남한을, 그것도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출처: 데일리안

이후 작년 4월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싱가포르의 북미 정상회담에도 동행했습니다. 평양에서 치러진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행사장을 진두지휘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여 북한에서 그의 위치와 역할을 짐작게 했죠. 


김여정이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소 믿기 어려운 내용의 글이 게시됩니다. 바로 김여정 부부장이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다는 것이죠. 작성자는 '사칭은 아닌 것 같다'면서 해당 계정을 소개했는데요. Kim Yo Jong이라는 이름의 이 계정에서는 활짝 웃는 김 부부장의 프로필 사진과 함께 An ordinary woman dedicated to her country, her people and the Juche idea (조국과 인민, 주체사상에 헌신하는 평범한 여성)이라는 소개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로필에의 직업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 공무원'임을, 학력란에는 김일성 대학과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스위스 베른의 리 펠트-슈타인 휠츨리 공립학교를 졸업했음을 밝혀두고 있습니다. 또한 출신지와 거주지는 평양직할시로, 연애·결혼 상태는 기혼으로 표기해 두었죠. 


타임라인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의 사진을 비롯해 평양 시내의 모습, 테니스를 즐기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 등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계정의 진위 여부


SP News / 클리앙

해당 계정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북한에서 페이스북이 되겠냐", "전 세계 정치인들은 모두 가짜 계정이 있다"는 의혹의 댓글들이 달리기도 했죠. 


<한국일보>에 따르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부부장은 젊고 유학 경험이 있는 데다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역할 차원이라면 SNS 활동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북한 체제 특성상 지도층이 SNS를 한다는 것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합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인 SNS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네요. 


소문의 중심에 선 김여정


출처: 중앙일보 / 한국일보

최근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김여정이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을 했다가 이를 정정한 바 있습니다. 이 의원은 "지위가 높아졌다는 표현을 우리 식으로 하려다가 '지도자급'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해명했죠.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의 북한 내 영향력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는 믿음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은 " 사진 속 김 부부장이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 국무 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과 같은 반열에 찍혀있다"는 것을 지위 격상을 추측하는 근거로 들기도 했죠.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 부부장이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근신 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이 이런 소문을 불식시키고 북한을 홍보하기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