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인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29일(현지시간) 우한 폐렴 확진자 5974명, 사망자는 132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확진자 수가 2000명씩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데요.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시의 현재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없습니다.
‘좀비 월드’ 방불케 하는 우한시
우한시 병원은 현재 기침, 발열, 호흡 곤란 등 폐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대기 행렬로 ‘좀비 월드’를 방불케 하는데요. 이런 아수라장에 섞여 있다 보면, 없던 우한 폐렴도 생길 것 같은 노파심이 피어오릅니다. 게다가 병실 부족,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집에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도 허다하다고 하는데요.
23일 우한은 봉쇄령이 내려져 대중교통이 끊겼으며 현재 거리엔 다니는 사람도 차들도 거의 없고, 가게나 은행 약국 등도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시민들은 고립되어 집안에 갇혀있는데요. 현재 유튜브에는 ‘중국 우한에 갇혀버린 미국인이 찍은 충격적인 도시 상황’ ‘백인 영어강사 봉쇄된 우한에서 보내는 영상’ 등 우한에 고립된 외국인들이 찍은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고립된 한국인들의 현재 상황은?
유학, 여행, 또는 출장 일정으로 우한에 머물게 된 한국인들도 폐쇄 전 우한시를 빠져나오지 못해 갇히게 되었는데요.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마련한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도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중 귀국 희망자를 위해 오는 30일과 31일 전세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는 30~31일 하루 2편씩 총 4편으로 운항하는 전세기에는 귀국을 원하는 700명이 탑승할 예정입니다.
우한 외 다른 중국 지역의 상황은?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뿐만 아닌 중국 각 지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인접한 지역인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도시도 비상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들은 한국인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밀접해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28일 기준 상하이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80명, 광저우와 선전은 각각 63명인 것으로 알려졌죠. 실제로 상하이 시정부는 “2월 10일 이전 모든 회사는 업무를 재개하지 말며, 모든 학교는 2월 17일 이전 개학하지 말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는데요. 다른 지역들에도 이미 춘절(설날) 휴가 연장 통지가 공식적으로 내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유학생이나 직장인들도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에 있으면서 소식을 기다리는 상황이죠.
중국 SNS 채널 도배한 ‘우한 폐렴’ 소문
이렇듯,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날로 확산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도 중국 SNS를 통해 걷잡을 수없이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는 길거리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들, 병원 대기실을 꽉 메운 환자들의 행렬, 병원 복도에 주저앉아 “희망이 안 보인다”며 오열하는 의사들의 동영상으로 연일 도배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누리꾼들이 이러한 영상들을 웨이보나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 모멘트에 퍼나르며 국민들의 공포심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요. 웨이보에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등 키워드만 검색해도 하루에 1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쏟아질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는 자신을 중국 허베이성에서 일하는 간호사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올린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국내에서도 이슈가 됐는데요. 동영상에서 여성은 “우한 폐렴 감염자가 중국 전역에서 9만 명에 달한다” “1명이 감염되면 주변 14명 이상이 추가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온라인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중국 정부 감염 정보 축소설, 진실은?
그러나 영상의 사실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으며, 여성이 입고 있는 방호복이 현지 의료진이 착용하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됐죠. 한편 위챗 안전 센터는 우한 폐렴에 관련해 루머를 퍼트리는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적발 시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강경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는 여전히 정부가 감염 정보를 축소해서 발표하고 있다는 여론이 더 우세합니다.
이런 와중에 우한 시장은 28일 CC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한 폐렴 발병 초기 정보와 권한에 제한 있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우한 폐렴 관련 정보 공개가 늦춰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은 더욱 들끓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