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30일(현지시간) 70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에 이어 대만과 독일에서는 중국에 간 적이 없는 데도 확진 판정을 받은 2차 감염자가 확인되어 비상이 걸렸는데요
중국은 요 일주일 사이 지역사회 전파가 만연하게 일어나 우한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딴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우한 폐렴은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중국 춘절 기간과 맞물려 발생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춘절은 1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로, 이 기간 중국 내에서만 30억 명이 이동하는 등 유동인구가 실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땅덩어리가 큰 중국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교통수단은 단연 기차인데요. 광활한 대륙을 품고 있는 중국은 긴긴 기차 여행을 통해서만 먼 곳으로의 이동이 가능했기에, 철도업의 발전이 상당히 빨랐습니다. 또 기차는 비행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공항이 중국 주요 성·시·자치구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 경유의 번거로움보단 기차를 택하게 된 것이죠.
최근 좌석과 질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기차 내 낙후한 시설과 불량한 위생 상태에 대한 지적은 줄곧 이어져 왔는데요.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게 기차의 화장실 상태는 충격을 안기기도 하죠.
물론 중국도 우리나라 KTX 같은 뚱처(动车)가 있긴 하지만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뿐더러 차편도 일반 기차만큼 많이 없고, 이마저도 1선, 2선 도시에 몰려 있어 자주 이용되는 교통수단은 아닙니다.
게다가 중국의 극악한 인구밀도로 인해 매번 명절 때가 되면 기차표 예약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치열한데요. 기차의 종류는 크게 좌석칸과 침대칸으로 나뉘는데, 누워서 갈 수 있는 침대칸 예약에 성공하면 감지덕지고, 좌석칸에 앉아가야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몇 시간이 아니고, 장장 20~30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은 기본이라 앉아서 가는 것이 고역일 수밖에 없죠.
이마저도 좌석이 없어 쪽걸상을 챙겨 기차에 타는 승객들도 많아 기차칸은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갈라치면, 수많은 인파를 비집어야 해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죠. 이렇듯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앉을 수밖에 없다 보니 혹여라도 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금방 주변이 오염될 가능성이 우려되죠.
현재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탑승한 기차와 항공기의 교통편, 운행 시간대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여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민일보 등 주요 언론에 발표하고 있는데요. 해당 운송편에 탑승한 승객에 한해 외출을 제한하고, 격리 관찰을 받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는 접촉자를 파악해 감염병 예방과 피해 최소화에 적극 대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이는데요. 한편,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의 교통편은 현재 대부분 운행이 중지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