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가 쉬이 가시지 않습니다. 걸핏하면 코로나 확진자가 늘었다며 재난문자가 오기 마련이죠. 이에 사람이 많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실제 지난 5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국내 26개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은 전년대비 6.1% 줄었죠.
그런데 백화점 명품관은 얘기가 다릅니다. 오히려 명품관 매출이 오른 백화점도 있죠. 바로 백화점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VVIP 고객들 덕분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실적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들이 VIP 모시기 경쟁에 사활을 걸면서 백화점 명품관 매출에 영향을 준건데요. 코로나로 경기 불황인 요즘, 대체 백화점은 어떤 서비스로 VIP 고객의 지갑을 열도록 만들었을까요?
퍼스널 쇼퍼에 스페셜 오더까지
일단 백화점 VIP는 혜택이 상당합니다. 먼저 일대일로 고객의 선호도에 맞는 스타일링을 추천해주고 쇼핑을 도와주는 ‘퍼스널 쇼퍼’와 함께 쇼핑할 수 있죠. 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품절된 경우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구해주는 ‘스페셜 오더’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VIP 중에서도 등급이 높은 일부 고객에게는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살 수 있는 ‘퍼스널 쇼퍼 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백화점은 VVIP 고객만을 위한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하죠. 실제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지난 2016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VVIP 일대일 스타일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VVIP 패션쇼는 명품 브랜드 매장 문을 닫고 진행하기도 한다. 모델이 고객 수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죠.
코로나 덕분에 VIP 진입장벽 낮춰
여기에 백화점 업계는 최근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하자 VIP 진입장벽을 낮췄습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5등급이었던 VIP 제도에 등급을 하나 더 추가했죠. 원래 가장 낮았던 MVG-Ace 등급도 연간 2000만 원 이상을 써야 진입이 가능했는데, 이젠 연간 400만 원 또는 분기 150만 원 이상만 쓰면 일부 VIP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연간 800만 원 이상을 결제하면 롯데백화점 VIP+등급도 될 수 있죠.
신세계백화점도 연간 구매 금액이 800만 원 이상이어야 VIP 등급을 받을 수 있던 기존 시스템에 1년 동안 400만 원 이상을 쓰면 VIP(레드 등급) 대우를 받도록 완화했습니다. 이에 현재 신세계백화점 레드 등급 VIP 고객의 65%는 20~30대 고객이죠. 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백화점 할인과 무료 주차, VIP 전용 바 이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세계 더 S 삼성카드’도 출시했습니다.
갤러리아도 지난 2월 새로 오픈한 광교점 12층에 국내 최대 VIP 라운지를 신설했습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통상 연간 수천만 원을 써야 VIP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갤러리아 광교점에선 연간 500만 원 이상만 쓰면 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죠.
단독쇼핑에 대기 없는 콜센터
백화점들은 VIP 고객을 잡기 위해 혜택도 늘렸습니다. 실제 영등포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3월부터 직원 상담을 예약제로 시행하고 있죠. 예약 고객은 예정된 시간에 독립된 부스에서 전담 직원과 일대일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패션을 주로 찾는 VIP 고객들이 식품관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일부 지점에 핸드백 전용 카트를 도입했죠. 스크래치 우려로 가방을 들고 쇼핑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듣고 새로 개발한 겁니다.
일부 백화점은 VIP 전담 콜센터 인력을 증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방문을 고려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큰 손인 VIP 고객들이 매장 방문 시 혼선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VIP 콜센터 담당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급감하는 매출 속에서 “일반 고객 5명보다 VIP 1명이 낫다”며 VIP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잠잠해 지느냐인데요. 하루 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백화점도, 고객도 마음 편히 쇼핑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