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유튜버 ‘참PD’의 폭로 방송 이후 유튜버 70여 명의 해명과 사과가 이루어졌는데요.
최근에는 유튜버들의 소속사 개념인 MCN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CN 소속 유튜버들의 광고는 분명 상의를 통해 결정된 것일 텐데 유튜버들에게만 비난이 쏠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이면에는 MCN의 불안한 수익구조가 있었습니다.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MCN의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MCN
멀티채널네트워크인 MCN은 유튜브나 아프리카 TV 등에서 활동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해 주는 회사를 말합니다. 고수익 유튜버들을 위주로 세금이나 저작권, 일정관리, 광고 수주, 편집, 기획 보조 등의 다양한 일을 처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들은 연예 기획사들처럼 교육과 채널의 방향성을 같이 의논하고 채널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광고를 연결하는데도 중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는데요. CJ ENM의 다이아tv, 초통령 도티가 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MCN은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는 업계 특성상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20~30대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직원들의 93.8%가 만 20세에서 34세 사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 분위기를 지님과 동시에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꿈의 직장으로 불립니다. 뷰티 유튜버 전문 MCN인 Leferi의 경쟁률은 228 대 1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12명 모집에 지원자가 2735명이었다고 합니다.
파산 직전까지... 위태로운 MCN
전문가들은 MCN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이아tv와 트레저헌터, 미디어자몽과 같은 MCN 회사가 한국에만 100군데가 넘습니다. 처음 시작과는 다르게 MCN은 불안한 수익구조에 처해있습니다.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로 가는 수입이 많다 보니 막상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큰 캐시카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모델의 부재로 꼽힙니다. 유튜버들과 나누는 구글 애드센스와 광고 수익 외에는 마땅한 수익구조가 없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뒷광고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국내 대표 MCN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샌드박스는 2018년 매출액 282억, 영업적자 23억에서 2019년에는 매출액 608억 원, 영업적자 7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018년 -8.1%에서 2019년 -12.9%로 4.8%P 감소했습니다. 당기 순이익은 2018년 -21억에서 2019년 -78억으로 전년도 대비 –57억 원 급감했습니다. 트레저헌터 역시 2018년 매출액 12억, 영업적자 20억에서 2019년 매출액 14억 영업적자 27억 원으로 2019년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1.4%P 감소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26억에서 2019년 2억 5천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다수 MCN 기업들이 크리에이터들의 유튜브 애드센스 광고 수익과 일부 PPL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팅 수입 외에는 유의미한 매출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라며, “수익모델에 대한 해답 없이 MCN 간 경쟁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스타 크리에이터 모시기에만 급급해 비용만 증가하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MCN은 이미 줄도산 상태
MCN의 수익모델의 부재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18년부터 MCN 업계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메이커스튜디오가 있습니다. 6만 명의 인플루언서를 거느렸지만 메이커스튜디오는 2014년 디즈니에 인수되었는데요. 사업 다각화 없이 매출 80%를 조회 수 수익에만 의존하다 인기 유튜버들의 계약금을 감당하지 못한 메이커스튜디오는 2018년 파산했습니다. 이외에도 2018년 파산한 미국의 디파이미디어와 2014년 유럽 미디어그룹 RTL이 1억 달러에 인수한 스타일하울, 2016년 위너브라더스가 1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의 머시니마가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MCN 업체들이 뉴미디어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와 구독자 간의 연결고리를 무시한 채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갖추지 않고 인기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인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심 MCN 업계가 중국의 왕훙처럼 커머스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