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에 흥미가 없어서 투자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죠.
그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다녔지만, 공대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경제학회에 들어가며 투자를 처음 접했고 그 매력에 빠졌다. 이후 처음 직장에 합류할 때도 10년 가까이 투자한 돈으로 회사의 지분을 소유한 채로 입사하기도 했다. 투자와 가까이 지내던 그는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매력을 느꼈고, 직접 인수하기까지 이르렀다. 그가 서비스를 직접 런칭하며 스넥은 세상에 나타났다. 오늘은 우연히 접한 분야에서 공부를 시작해, 18만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넥의 주은환 대표를 만났다.
주은환 스넥 대표
런칭한지 2년 만에
강세 보이는 ‘스넥’
스넥은 ‘경제를 더 재밌게’라는 컨셉을 가진 경제 전문 소셜미디어다. 주식투자자 800만 명 시대를 맞아서 투자 정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넥은 여러 경제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개인 투자자의 의사 결정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초기 타겟은 5만명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가입자 수 18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점차 분야를 넓혀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서비스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스넥
Q. 스넥이 만들어지기 전엔 어떤 일을 했나요?
“원래는 경제와 무관한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입니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재미가 없어서, SMIC라는 투자학회에서 활동을 시작했었죠. SMIC는 투자자가 리서치한 자료를 두고 토론하는 학회인데요.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보니 경제에 관심이 많이 생겼고, 직접 투자를 시작하기 됐어요. 그러다 ‘딥서치’라는 금융 스타트업에 합류해 5년 정도 근무하며, 스넥에 대한 총괄을 맡으며 개발해갔어요.
주은환 대표
Q. 경제 커뮤니티(스넥)을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도 투자자도 보니까,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관련 뉴스를 찾아봐요. 그런데 뉴스 대부분이 시세가 반영되고 난 이후에 보도되는 방식이었죠. 저는 보다 신속하고 신선한 뉴스, 즉 날것의 정보를 유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첫 직장에서 접한 스넥 1.0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당시에는 소셜트레이딩의 성격이 강했는데. 지금의 증권 플러스와 유사한 모델이었죠. 전문가들이 투자한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방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스템이 투자자들에겐 실제로 도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죠.
Q. 어떤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진행시켰나요?
“저는 한국의 시킹 알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시킹알파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고 공유하는 모델인데, 한국에서 구축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기존에도 투자 정보가 블로그나 다른 매체에도 투자 정보를 남길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어가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속성을 보장하기는 어려웠고 신경 써서 쓸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스넥의 베타 버젼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투자자와 기고자 모두 만족시킬 시스템을 발견한거죠. 스넥의 잠재력을 알게되자, 대표님에게 개발인력을 요청했고 실제 서비스로 키워보자고 제안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어요”
스넥 서비스
Q. 갑작스럽게 스넥을 인수하며 사업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몸담고 있던 회사가 서비스를 B2B 쪽으로 나아가려 했어요. 하지만 저는 개인 투자자의 수요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었고, 그에 따라 스넥이 B2C로 나아가는게 맞다고 판단했어요. 그 때 마침 제가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대표님과 딜을 했죠. ‘대표님께서 제 지분을 팔아주신다면, 제가 스넥을 사가서 제대로 키워보고 싶다’고 말해 스넥을 인수했습니다.”
Q. 현재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예전엔 직접 발로 뛰어가며 에디터를 섭외했어요.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며 직접 만나자고 연락을 해서 섭외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규모도 점점 커지니 글을 게제하고싶다고 글을 기고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희는 회사 자체적인 가이드 라인에 맞춰 글을 선별해 올리기 때문에, 실제로 올라가는 글은 몇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이드 라인에 맞춰 다시 글을 써달라고 돌려보냅니다. 축구팀으로 따지면 잘츠부르크 같은 느낌이죠. 스넥은 글을 써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기술과 서비스로 완성하겠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MCN과 비슷한 결을 가지게 됐다고 볼 수 있죠.”
Q. 창업하며 가장 힘들었던것은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는 100% 자율근무제를 적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업이 힘들 때마다 자율근무제 폐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항상 결론은 제도가 문제가 아니다는 쪽으로 흘렀어요. 제가 출근할 때만 해도 3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어떤 제도가 이 3시간을 상쇄할 만큼 높은 효율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말이죠. 제도를 바꾼다해서 회사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율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어요. 대부분이 사업모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거라 예상하시겠지만 저는 딱히 없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디까지나 사람을 고용하며, 떠나보내는 것이 가장 힘든 문제였습니다.”
주은환 스넥 대표
Q. 앞으로 스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나요?
“성장은 항상 높게 잡고 있는데, 제일 큰 목표는 BEP(손익분기점) 달성이죠. 기고료, 인건비를 포함해 어느 정도 이익에 맞춰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로는 시장을 개척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콘텐츠 비즈니스 벨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라 경쟁사를 따질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에요. 잘 벌어서 그만큼 기고자한테 돌려주고 선순환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좋은 컨텐츠가 만들어지고 날카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은 글이 몰릴 것이고 독자가 들어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선순환이 얼마나 크게 일어나냐가 관건이죠.”
Q. 창업을 꿈꾸는 이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나요?
“요즘엔 창업하기 너무 좋은 시기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하고 싶은걸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누군가의 입김으로 시작한 사업은 결과를 맺기까지 더 큰 어려움 따르기 마련이에요. 저도 어떻게 보면 하고 싶은 일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즐겁게 이어나가고 있거든요. 저는 대학생때부터 시작한 투자를 평생 하기 위해서, 나를 위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을 잃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글 잡컴퍼니
viewjob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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