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고성장을 꿈꾸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향후 10년은 한국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던 모든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현직자의 입으로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흰 비대면 서비스가 오프라인이 주는 가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믿어요.
데이트하기 전 코스 탐색은 필수다. 포털에 데이트 코스를 검색하면 여러 정보를 찾아볼 수 있지만, 데이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매번 밥, 커피, 영화를 택하는 것은 이젠 밈으로 자리 잡았다.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 잡을 만큼 데이트는 여러 사람이 즐기는 문화지만, 매번 색다름을 추구하기엔 번거로움이 크다. 이런 문제 탓에 매번 코스를 찾게 된다. 국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20~30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했다. 어느덧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연인, 커플 사이에선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서비스를 기획한 대표는 지난 2020년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아시아 리더 300명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홍익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장학재단인 ‘삼성꿈장학재단’에 선발되기도 했으며 회장으로 활동했다. 수많은 이력이 있지만 단언컨대 눈에 띄는 것은 나이다. 서비스가 출시한 지 7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 30대에 접어들었다. 서비스가 고공 성장을 이어가기 시작할 때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로컬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로컬에서 줄 수 있는 광고에 새로운 가능성을 주고 싶어 팀을 만들었다. 이젠 로컬이 무색해지고,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대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오프라인이 주는 즐거움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믿는 신동해 텐핑거스 대표를 구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동해 텐핑거스 대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희는 20~30대 커플을 위한 데이트 코스 추천 서비스 데이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22살 때부터 준비해서 23살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오며 창업 7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디자인분야를 전공 하셨다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포토샵, 일러스트, 웹 디자인, IT 서비스 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대학교 1학년으로 올라갈 때 스마트폰이 등장했었죠. 그 전만 해도 웹이나 PC 기반 디자인에 집중했는데, 자연스레 모바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대학교 재학 시절 직접 진행했던 산업디자인 도안
제가 이 모바일과 관련한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대학 재학 시절이었어요. 재학 중에 지인들이 LG 전자 안에서 안드로이드 개발 스터디 동아리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때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고 연락이 와서 합류하게 됐죠. 그곳에서 여러 앱을 만들면서 공모전에 참여하곤 했어요. 그때 만들었던 서비스가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당시 정부에서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기 시작한 시점이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공공 화장실 서비스를 만들었고, 코레일 앱에서 NFC 기술을 활용해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실제 사업이랑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결이 달랐어요. 생각보다 수익화하기 어려운 앱이었고 저희 코파운더들이 모두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에요. 그러다 보니 모임 자체가 스터다하는 개념이 커서 실제 출시까진 이어지지 않았어요.
2015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한 창업 사례 발표하는 신동해 대표
데이트팝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사실 데이트팝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예요. 저만 해도 경험이 많지도 않았어요. 전 매번 어디로 데이트를 하러 갈지가 고민이었죠. 그런데 제가 하는 고민을 다른 사람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 팀원 대부분이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 어떤 놀거리가 있는지 잘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서울이라는 도시는 모든 게 콘텐츠에요. 어딜가든 구경거리가 넘쳐났죠. 이 콘텐츠를 활용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게 데이트팝이죠.
놀러 가기 좋은 곳들을 모아서 코스로 제공한다면 데이트를 즐기는 20대에게 반응이 있지 않을까하고 시도했어요. 첫 출시 후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서, 다른 사업들을 접고 이 앱에 집중했죠.
텐핑거스를 창업하고 서비스를 만든 초기 멤버, 중앙에 위치한 신동해 대표.
당시 앱 현황이 어땠나요?
법인을 설립하고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한 뒤 2년 동안은 서비스를 키우는 데 집중을 했어요. 제가 사업에 대해 개념이 없다 보니,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다른 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서 수익 모델은 테스트하는 수준으로 출시했어요. 마케팅비를 전혀 안 쓰고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할 수 있었어요. 전 이게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앱 개발에 집중하니 3년 차부터 근처에 있는 동네로 나가 영업을 시작했어요.
지역으로 나갔던 이유는 서비스의 확장성이 좋았기 때문인데요. 20대가 직접 이용하고 후기를 남겨 SNS로 이어질 수 있었고, 콘텐츠 플랫폼으로 남을 수도 있었어요. 그렇게 오프라인 확장까지 이어지면서 구축된 제휴 업장이 1200개를 넘겼어요.
데이트팝은 여러 데이트 코스를 추천해주며 커플 사이에 인기 앱으로 자리잡았다.
오프라인 확장을 시도하며 변화가 있었나요?
계속해서 성장했지만, 코로나로 변화를 맞이했어요.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드리긴 어려운데, 누적 다운로드 수는 450만 명이고요. 월간 사용자 30만 정도예요. 이 수치도 40만까지 갔었는데, 많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발생했는데도, 2020년도 매출이 상승했어요. 올해 상반기 매출은 7억 원, 연 매출은 16~18억을 예상하는데, 현행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많은 성장을 했어도 매출이 40%가량 감소한 수치라서 아쉬운 마음이 커요. 사업장도 원래는 2000개가 넘었는데 이마저도 감소한 거죠.
사업장이 줄었음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진 않았나요?
제가 23살 때 바로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해서 사회 경험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조직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죠. 회사생활을 1년이라도 했으면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란 아쉬움이 커요. 회사를 운영하며 저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과 소통이 잦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려움을 느꼈어요. 직책이 있다 해서 무게를 잡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는 것도 이상다고 생각했죠. 결국 제가 잘하면 모두 해결되는 문제더라고요. 상대방에게 존중과 인정을 보였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제가 명확하게 표현하니 말끔하게 해결됐죠.
생각보다 회사 바깥에선 어려움이 없었어요. 처음엔 대학생 창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희의 진심을 의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성과를 보여주니 해소할 수 있었어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신동해 대표
수익을 내기 위한 고민도 많으셨다고요?
저희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 있어 고민이 많았어요. 저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두 사람이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는 시간을 책임져야 했어요. 콘텐츠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오프라인으로 가게 만들고 싶어서 테스트를 시도했어요.
실제로 시장에 나가보니까 사장님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사장님들은 기존 블로그 체험단에다 홍보를 맡기고 있었는데, 이게 사실은 오래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이런 시장을 분석해보니 이런 영역에서는 신뢰할 만한 회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가 이 역할을 맡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영업에 뛰어들었어요. 당시 다운로드 수가 100만 회였으니 당연히 저희 회사를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데이트팝 서비스 앱 다운로수는 지난해 400만을 돌파했다
그런데 동네 사장님한텐 알려져 있지 않더라고요. 당연히 문전박대당하고 욕먹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어요. 저희 서비스를 이해해주지 않으셨어요. 사장님들 마음을 돌리기 위해 시장 조사를 거치고, 사장님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어요. 그렇게 문전박대당하길 여러 차례가 지나고 문제점을 알 수 있었어요. 저희조차 신뢰할 수 없으니, 자율성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정 수준의 계약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용권을 판매하는 형태로 말이에요. 만약 저희가 이용권 5장을 판매해서 5팀 이상의 손님을 보내 드리면 발생하는 수익을 건네받는 방식이었어요.
2014년 텐핑거스를 창업하고 입주한 첫 사무실
유저들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매장을 이용할 수 있고, 사장님 입장에선 손님을 원하는 만큼만 수용하면서 저희한테 지불하는 방식이니까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이게 팝딜이라고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이 모델을 저희가 찾고 성장하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텐핑거즈 사원 단체 사진 (왼쪽) 회의를 진행하는 텐핑거즈(오른쪽)
현재 계획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나요?
저희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콘텐츠는 반나절 여행이에요. 데이트도 반나절 여행에 가까운 거죠.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 사실 더 나아가서는 외국인에게 로컬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연결해주고 싶어요. 해외 확장 비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로컬 쪽으로 더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신동해 대표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을 위해 조언 부탁드려요.
창업하지 않았으면 해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는데, 뜯어말려도 할 수밖에 없는 창업 병이 있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는 수준이라면 안 하는 게 맞아요. 후배들이 와서 물어볼 경우 최악의 경우를 말해줘요. 그 과정을 이겨보고자 하는 목표 의식과 끈기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다양한 어려움과 CEO에 주어지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분들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사업을 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만나는 사람들과 접해오는 환경이 달라지며, 경제와 사회의 흐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어요.
글 잡컴퍼니 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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