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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가뜩이나 고됐던 업무 강도가 한층 더 강해진 직업군이 있죠.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자 방역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인데요. 지난 7일 보건 의료노조 고대의료원 지부는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나서 “이렇게 일하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 살고 싶어서 파업에 나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로 줄곧 과로에 시달리는 의료진들에 대한 얘기는 비단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닌데요.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간호사를 찾는 수요는 많은데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간호사의 몸값이 폭등했다고 합니다. 간호사 인력 충원을 위해 미국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 감염 우려, 고된 업무 등의 이유로 의료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늘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정규직 간호사를 찾기 어려워지자 비정규직 인력이라도 찾는 미국 병원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견 간호사에 해당하는 ‘트래블널스’ 급여가 주당 8000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928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하는데요. 트래블널스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니는 비정규직 간호사를 말하며, 보통 주·8주·13주 등 단위로 계약이 체결되는데 길게는 1년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트래블널스는 정규직 간호사에 비해 약 2~3배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규직 간호사들이 특정 진료과에서만 근무하는 데 반해 트래블널스는 다양한 진료과를 동시에 맡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감염 환자와 밀접 접촉하는 감염 병동 등 정규직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현장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의료 인력업체인 심플리파이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에서 간호사 채용 공고는 3만여 건에 달하는데요. 이는 전년 말보다 30% 증가한 수치로 덕분에 각 병원에 의료 인력을 파견하는 업체들은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의료 인력업체인 AMN헬스케어서비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는데요. AMN헬스케어서비스 관계자는 “단기계약 간호사를 찾는 병원이 매달 늘고 있어 지난 7월 파견한 간호사만 해도 4~6월의 2배 수준에 이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래블널스의 몸값이 크게 오른 것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정규직 간호사의 연봉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는데요.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현재 일반 정규직 간호사의 급여는 주당 최대 4천 달러 안팎으로 한화로 400만 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장기 채용 계약금 명목으로 적게는 2천만 원에서 많게는 4천만 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따로 지급받는데요.

 

현재 미국 의료계 종사자들은 미국 내 간호사의 고임금과, 인력난 문제가 계속해서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 파견 간호사 전문 인력 대행사 관계자는 “오는 2022년까지도 단기 계약직 간호사를 찾는 병원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간호사 급여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간호 인력 부족이라는 문제를 놓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태도는 미국과 한국은 크게 다른 편인데요. 국내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간호사들의 과로, 인력 부족 문제가 줄곧 제기돼 왔지만 안타깝게도 인력 충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나 임금 인상안과 같은 조치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1명 당 13.3명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를 실제 교대 근무로 전환하면 간호사 1명이 64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의료법이 정한 의사 인력 기준의 최대 2.1배에 달하는 상태입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2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인내해 왔던 간호사들은 희생정신만으로는 더는 버틸 수 없다며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8일 제주대병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등 앞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의료연대 본부는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환자들의 안전과 생명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국내 병원의 간호사 인력 부족 문제는 충원을 더는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입니다. 예컨대 대전 을지대병원의 경우 간호인력 부족으로 1024병상 규모임에도 지난 2019년부터 600병상 규모만 운영하고 있는데요. 격무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는 수치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인천지역 보건소 간호직 공무원들의 사직 건수는 2017년 9건, 2018년 11건, 2019년 17건, 2020년 28건, 올해 5월까지 51건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사직 건수가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간호사 몸값이 크게 치솟고 있는 미국 내 현상과 인력 부족 문제는 동일하지만 임금 상향과 같은 간호사들의 보상안 문제는 언급되고 있지 않는 국내 현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코로나19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의 과로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