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영화, K-드라마, K-브랜드 등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문화와 제품에 관심을 갖는 해외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데요. 이런 해외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시장이 있습니다. ‘역직구’라 불리는 시장인데요. 일부 관계자는 블루오션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는 ‘역직구’. 어떤 시장일까요?
주목받고 있는
'역직구' 시장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가 확산으로 이제는 해외에 있는 고객과 거래를 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아마존, 이베이 등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이런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더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런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을 통해 이제는 해외 법인을 세우고 유통 채널을 만들 필요 없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자신의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외국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주문하는 행위를 ‘해외 직구’라고 불렀는데요. ‘역직구’는 반대로 자신의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최근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면서 한국의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해외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수많은 업체들이 ‘역직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3년 만에시장 규모 3배 증가
한국의 역직구 규모는 2016년 585만 9000건, 2017년 709만 8000건, 2018년 961만 5000건 등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184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전체 매출 역시 작년 9월까지 9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3000억 원을 기록했던 2016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죠.
특히 K-뷰티라 불리는 한국의 화장품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화장품과 항료 제품은 지난 5년 동안 역직구 판매량 1위를 기록했는데요. 전체 역직구 제품 가운데 33% 이상이 화장품과 향료 제품이었습니다. 역직구를 통해 한국 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한 국가는 일본으로 전체 역직구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체 32.6%로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직구 시장'
진출하는 기업들
‘역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이베이코리아는 영국과 캐나다에 자체 글로벌 통합 배송 시스템인 'eGS’ 의 스탠다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이베이 관계자는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영국과 캐나다를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죠.
편의점 브랜드인 GS25도 역직구 사이트인 ‘Daebak’을 통해 자체 브랜드 상품인 ‘유어스 이즈 대박’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어스 이즈 대박’은 스낵, 구미, 음료 등 14종의 유어스 상품과 희망나비 배지, 휴대폰 스트랩 등의 판촉물이 랜덤으로 제공되는 패키지형 상품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한국 제품들도 역직구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달고나 세트, 옛날 도시락, 주인공이 입은 티셔츠 등을 찾는 해외 팬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에 역직구 사이트인 ‘daebak’은 ‘squid game’을 주제로 하여 마스크, 티셔츠, 트레이닝복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도적으로
문제 많아
해마다 역직구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역직구 사업자들을 위한 제도는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수출의 대부분이 통계에서 누락되고 있습니다. 역직구 대부분이 목록통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목록통관은 200만 원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해서는 정식 수출 신고 의무 없이 송장만으로 통관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목록통관을 이용할 경우 발송자와 배송 목적 파악이 어려운 데다가 수출 관련 통계에서도 제외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역직구를 활용하고 있는 사업자 입장에서 수출 실적도 인정받지 못하고 관세 환급 및 구매확인서 발급 등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데요. 이에 대해 관계자는 “해외 역직구 수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나 대부분 수출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는 기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라며 “다품종 소액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자상거래 수출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