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며 K-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쓰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공개 직후 각국 드라마 시청 순위 1위를 휩쓴 <오징어 게임>은 그 화제성에 힘입어 체육복, 달고나 만들기 세트, 가면 등 드라마에 노출된 각종 소품들의 판매량을 폭증시키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 중국인이 오징어 게임 드라마 때문에 전 재산을 잃었다는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넷플릭스
지난 2일 미국의 경제뉴스 전문 방송 CNBC는 중국인 버나드가 오징어 게임 코인 ‘스퀴드(SQUID)’에 자신이 평생 저축한 재산인 2만 8천 달러, 한화로 약 3천300만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차익 실현을 위해 코인을 팔려는 순간 매도 기능이 막혀 스퀴드 코인이 0달러대로 치달아 그간 모은 전 재산이 한순간에 공중분해됐다고 전했습니다.
버나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계속해서 스퀴드 코인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매도가 불가능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앞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져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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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측은 버나드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 연방수사국, 스퀴드코인을 판매한 코인마켓캡 측 모두에게 문의를 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마땅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버나드는 ”내가 스퀴드 코인에 투자한 것은 미디어 매체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도 컸다“라며 ”가상화폐 폭등 관련 소식을 대중에게 전해 투자심리를 부추긴 미디어 매체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버나드에게 큰 재산상의 피해를 입힌 스퀴드코인은 지난달 26일 12센트로 출시되자마자 하루 만에 2400% 폭등하며 2860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스퀴드코인 개발자들은 이 코인이 온라인판 오징어 게임 참가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6개 놀이로 경기를 벌여 최종 우승자 한 사람에게 전체 참가비의 90%를 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유혹했는데요.
사진출처_넷플릭스
하지만, 지난 1일 스퀴드 코인 개발자들이 210만 달러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현금화한 뒤 잠적해 스퀴드코인에 가격은 0달러대로 폭락했고, 공식 웹사이트는 폐쇄된 지 오랩니다. 전문가들은 스퀴드코인이 애초에 사기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고 지적하는데요. 예컨대 공식 홈페이지에 오탈자가 가득했고, 스퀴드코인을 살 수는 있었지만 매도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사기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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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스퀴드코인 사기 사태는 전형적인 ‘러그 풀’수법이라며 문화적 현상에 기반한 ‘밈(유행)’코인은 투자할 때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는데요. 러그풀은 양탄자를 잡아당겨 그 위에 있는 사람을 넘어뜨리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로, 투자시장에서는 가상 자산을 개발한다며 투자금을 모은 뒤 불시에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자금만 갖고 사라지는 사기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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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드코인 외에도 가상화폐시장으로 몰리는 투기 열풍은 또 다른 밈 코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등에 업고 대표적인 밈 코인 반열에 올라선 도지 코인은 가상화폐 시총 10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지 코인처럼 시바견을 내세운 ‘시바이누’코인은 최근 한 달 사이 가격이 8배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45조 원에 이른 상태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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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1인치네트워크’는 개당 4164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당 장일 5배 이상 가격이 치솟은 2만 3300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때 신규 코인을 사고 팔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탓에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한 케이뱅크 은행 앱이 잠시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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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코인들이 최근 들어 다시금 가격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다시금 투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국내 한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조정기에 들어간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밈 코인들이 사람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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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에 따라 가격 급등락 현상이 반복되는 밈코인에 투자할 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국내 한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는 ”스퀴드코인 사기 사건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를 이용해 일반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사례로 볼 수 있다“라며 ”새로운 기술을 내세우기보다는 유행에 치우친, 직관적 이미지만 내세운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오징어게임 인기에 힘입어 나온 스퀴드 코인에 거액을 투자했다 큰돈을 잃은 중국인의 사례부터 밈코인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짚어봤는데요. 전문가가 언급한 바대로 밈코인에 투자 시에는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