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혜성처럼 등장해 '사각 턱'과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예능계를 주름 잡았던 이 개그우먼. 바로 개그우먼 박경림입니다. 승승장구란 단어가 잘 어울리던 그녀는 새로운 예능 캐릭터로 방송가에 눈도장을 찍고 광고, 시트콤까지 휩쓸면서 2000년대 초반 그 인기가 절정에 달하는데요. 2001년 연예대상 역대 최연소 여성 수상자로 그 정점을 찍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가 종횡무진하던 예능 무대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특유의 입담과 사람 좋은 웃음의 그녀는 요즘 방송이 아닌 각종 행사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그녀가 어떻게 행사 mc 계의 유재석이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행사 MC
박경림은 각종 행사 중에서도 특히 영화 행사에서 두각을 드러냅니다. 영화 행사라면 이젠 전문가라는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행사 진행을 시작했는데요.
요즘처럼 영화 관련 행사가 활발하지 않을 때 섭외된 MC 자리에서 그녀의 재능이 빛을 발합니다. 각종 예능에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그녀는 영화와 출연진들 소개 역시 특유의 유쾌함으로 완벽히 진행해내죠. 그 결과 섭외 빈도가 점점 늘었고 현재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해요.
1년에 100개? 행사 MC 계 섭외 1순위
수많은 영화 행사를 제대로 소화해낸 그녀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해요. 1년에 영화 관련된 행사만 100개 넘게 하고 있다며 꽉 찬 스케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영화 시사회, 제작 발표회는 공들여 만든 영화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행사로 MC의 역량이 아주 중요하다고 해요. 말솜씨나 센스는 물론, 영화와 출연진들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내주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죠. 박경림은 자신이 돋보이기보단 영화와 출연진들에 집중해 매끄럽게 진행하기 때문에 섭외 1순위가 된 것이죠.
행사 전 배우, 영화 모두 공부해가
그녀가 영화 행사계에서 러브콜을 받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그녀는 철저한 준비를 비결로 꼽았습니다. 행사에서 만나게 될 배우나 영화에 대한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가서 이야깃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리고 진행자로서 자신보다 배우들의 매력이 돋보이게, 제작진들이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전달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걸 끊임없이 되뇐다고 해요.
과거 팬클럽 회장 내공 살린 진행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녀는 영화 제작진들뿐만 아니라 배우,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는데요. 과거 박수홍 팬클럽 회장까지 맡았던 그녀는 유난히 팬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배우들의 의외의 모습들까지 끌어내준다고 해요. 예를 들어 생각지 못한 애교나 댄스를 조심스럽게 요청하는 것이죠. 억지스럽지 않은 요청에 배우 백윤식의 애교, 조승우의 귀요미송, 하정우의 '저장' 짤 등 행사 중 명장면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하정우, 정우성... 배우들도 찾는 MC
배우들은 유난히 박경림 진행 앞에서 솔직해집니다. 특유의 웃음과 함께 분위기를 편안하게 유도하고 강압적인 상황을 연출하지 않죠.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선 "말 좀 해주세요"라든지, "그렇게 앉아만 계실 건가요?"라는 상황이 연출되어 난감해하는 출연진들이 많은데요. 그녀는 꼭 배우들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맞춤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그녀를 찾는 배우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그녀의 배려가 입소문 나 현재는 가요, 드라마 행사까지 그녀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죠.
결혼식에 히딩크가? 연예계 원조 마당발
이렇게 인터뷰나 행사를 통해 박경림의 인간적인 면모를 제대로 느낀 배우들은 사석에서까지 그 친분을 이어갑니다. 박경림은 연예계 마당발로도 유명한데요. 그녀의 결혼식에는 조인성, 권상우, 송승헌과 같은 배우들부터 히딩크 감독까지 등장해 어마어마한 인맥을 짐작하게 했죠.
상상치 못한 인맥 때문에 과거 과도한 인맥 관리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추측들이 난무하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인맥이란 단어가 계산적인 느낌이라 싫다며 자신은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좋아 계속해 연락을 이어가는 것뿐이라고 논란을 종결시켰습니다.
많은 연예인들의 '은인', 박경림
그녀의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는 연예계 미담으로 전해지는데요. 얼마 전 비디오 스타에 출연한 가수 이수영은 과거 사기를 당했을 때 임신까지 한 박경림이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며 인생의 은인이라고 했는데요. 그녀의 미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수 김장훈은 욕설 논란 후 쉬는 동안 박경림이 금전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며 응원한다고 하기도 했죠. 논스톱에서 인연을 맺은 장나라에게는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는 등 자신의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예능 활동을 통해 쌓은 내공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해주는 박경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으로 그녀의 주변엔 많은 사람들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죠. 과거 방송에서의 전성기에 이어 mc로서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된 듯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행사에서 유쾌한 입담과 맛깔난 진행,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