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서 가수로 활동한 아이돌이 배우로 전업을 하는 것은 매우 흔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배우 활동에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자연히 예전 아이돌의 모습은 흐릿해지기 마련인데요. 때문에 한 시대를 아이돌로 연예계를 풍미했으나,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요즘 10대들에게는 그냥 ‘배우’로만 인식되는 스타들이 있죠.
그리고 여기 아이돌로 데뷔해 예능으로 정점을 찍고, 배우로 전향해 대중들의 선입견을 180도 바꿔놓은 스타가 있습니다. 그녀는 16살 어린 나이에 걸그룹으로 데뷔해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2000년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는데요. 지금으로 치면 아이돌 출신 배우 '수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는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옆집 동생 같은 귀여운 외모와 털털한 매력으로 2000년대를 풍미한 배우 윤은혜입니다. 요즘 10대들은 그녀를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로만 인식하겠지만, 사실 윤은혜는 1990년대 후반 인기리에 활동했던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막내 출신으로, 1999년도 베이비복스의 3집 'Get UP'부터 합류한 멤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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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윤은혜는 열여섯 살로, 당시 연예계에서도 무척 어린 나이였죠. 덕분에 성숙하고 섹시한 이미지의 베이비복스 멤버들 사이에서 귀여운 이미지로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요. 베이비복스는 1집부터 워낙 잦은 멤버 교체가 있던 그룹이지만, 윤은혜의 합류와 본격적인 걸크러쉬 콘셉트로 3집부터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가요계에서 큰 인기를 끌던 청순한 요정 콘셉트의 걸그룹과는 달리 걸크러쉬 내뿜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큰 성공을 거둔 베이비복스. 그리고 귀엽고 앳된 외모의 막내 윤은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는데요. 당시 최고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SBS <X 맨을 찾아라>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소녀장사'라는 별명까지 얻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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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는 아직까지도 <X 맨을 찾아라> 최전성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뽑히는데요. 특히 '당연하지' 코너에서 연출한 김종국과 러브라인은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예능계 인기 최고의 러브라인이죠. 그렇게 예능으로 인기와 인지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윤은혜. 이후 그녀는 아이돌 활동과 예능으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연기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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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MBC 드라마 <궁>에 주연으로 파격 캐스팅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한 윤은혜. 이 당시까지만 해도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하는 케이스도 드물었기 때문에 그녀의 전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는데요. 예능에서의 이미지가 더 강했던 터라 만화 원작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고, 연기력도 검증이 안되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과 대중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첫 주연작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드라마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또 이어서 출연한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가 국민드라마로 불리던 <주몽>과 정면 대결을 했음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윤은혜는 다시 한번 연기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대세 배우로 입지를 굳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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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해주었던 작품은 아마도 공유와 함께했던 <커피프린스 1호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당시 이 드라마를 안 보고는 대화가 안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 작품에서 윤은혜는 남장여자 역할인 '고은찬'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하며 말 그대로 대박으로 터뜨렸죠. 그녀는 이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과 백상예술대상 등 연말 시상식을 휩쓸고, 동시에 해외에서까지 인기몰이를 하며 신 한류스타로 거듭나는데요.
또 윤은혜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윤은혜의 패션 스타일. 한때 윤은혜 머리, 윤은혜 립스틱 등 그녀의 연관검색어를 장악했을 정도였죠.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으로 싸인 우려의 목소리를 호평의바꾼 윤은혜. 그녀는 배우를 넘어 그 시대의 뷰티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2007년 작품인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로 작품 선택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성유리, 이진, 심은진 등 연기에 도전한 다른 걸그룹 멤버 중 배우 전향에 가장 성공한 연예인이었으나, 2015년 8월 말 중국의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에서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내에서 입지가 더욱더 좁아졌죠. 이후 2018년 5년 만에 복귀작 드라마 <설렘 주의보>제작발표회에서 두 번째공개사과를 했지만, 타격을 입은 이미지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