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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공유 서비스 1위, 우버
15조 원 규모 국내 시장 진출
경쟁에 밀려 결국 철수


2년 전 2017년, 세계 승차 공유 서비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우버는 '우버이츠'로 한국 배달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사무실, 학교는 물론 한강 공원에서도 배달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요. 국내 배달 시장은 수요가 꾸준히 있었고 15조 원이라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기에 매력적인 시장이었죠.



하지만 매력적인 만큼 진입 장벽은 매우 높았습니다. 2년간 고군분투하며 나름대로 성장했지만 결국 우버 이츠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는데요. 오늘은 우버이츠가 한국 배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펼친 전략들과 그럼에도 살아남지 못한 이유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승차 공유 업체 우버의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는 2017년 서울 이태원과 강남에서 시작해 서울 내 총 14개 구, 인천 송도까지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장시켜왔습니다. 론칭 당시 지역의 유명한 식당, 새로운 종류의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 등의 파트너와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cj 푸드빌과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배달 물량을 확보했죠.



이들은 배달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저격하기 위해 기존 배달 앱들의 불편 사항으로 언급된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료'를 파격적으로 폐지했습니다. 물론, 배달료는 일정 기간 동안 면제되었지만 이 두 가지 요소가 0원이라는 점은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죠. 이후에도 할인 쿠폰, 특별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또, 여가 플랫폼 '야놀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룸서비스를 접목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꾀하기도 했습니다. 



우버이츠는 1인분도, 3,0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주문해도 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제공되는 메뉴에도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디저트류, 세계 가정식 등의 음식점들이 많았죠. 특히 이들은 국내 배달 업체들과 달리 다양한 언어가 제공되어 외국인 고객들을 타게팅 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버이츠 측에선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 문화를 알리는 글로벌 앱을 목표로 하기도 했죠. 


기존의 우버 서비스 방식을 활용해 배달원을 공유하는 방식 역시 독특했는데요. 실제로 누구나 배달원으로 지원할 수 있었고 오토바이 이외에도 자전거, 도보 등 원하는 이동 수단으로 배달이 가능했습니다. 가입과 파트너 등록 절차를 마치면 누구나 배달이 가능했죠. 이렇게 '배달 파트너'가 되면 어플을 통해 배달 건수, 보상 금액 등이 직관적으로 표시되었는데요. 파트너들은 일종의 미션을 수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소소한 수입을 얻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둔 우버이츠는 왜 철수를 택했을까요? 사실 우버이츠가 한국에 진출했을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실패를 예측했습니다. 기존의 쟁쟁한 국내 배달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배달의 민족, 요기요의 국내 점유율이 90%에 달했을 뿐 아니라 혜성같이 등장한 쿠팡 이츠 역시 큰 산이었습니다. 쿠팡이츠는 후발주자지만 배달비 0원, 30분 내 서비스 등을 출시하며 시장 장악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죠.


경쟁사들의 규모와 시장 장악력이 컸기 때문에 우버이츠는 수익을 만들어내는 '주문량'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는 음식을 공급하는 점주들에겐 매우 치명적이었는데요.  배달의 민족의 경우 수수료는 없지만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기 위해선 광고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우버이츠는 판매건당 업체가 15~30%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였죠. 이렇게 다른 방식이었지만 점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판매량이 월등한 배달의 민족, 요기요 쪽이었습니다.


점주들의 마음은 물론 고객들의 마음 역시 잡기 힘들었습니다. 우버이츠에선 신규 지역 확장, 특별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지만 해당 기간만 주문량이 폭등했을 뿐, 고객들을 잡아둘만한 차별화된 장치가 부족했죠. 기존 업체들에서도 '0원', '배달료 무료' 등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고 배달료 역시 우버이츠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처졌습니다. 실시간으로 주문 음식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해 배달료가 더욱 올라갔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우버이츠는 쉽게 돈을 가져갈 수 없는 수익 구조를 택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 업체 측에서 받는 15~30%의 수수료와 소비자에게 받는 배달 팁이 우버이츠에 돌아가는데요. 이후 배달 파트너에게 지급하는 배달 팁, 이외의 시스템 운영비로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즉,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하지 않으면 우버이츠가 가져가는 수익이 0원인 셈이죠. 대부분의 배달 업체에서도 적용되는 수익구조입니다. 쿠팡 이츠 역시 시장 장악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죠.


◎실패 요인 3. '거기서 거기', 배달 앱들


론칭 당시 우버이츠가 지향한 서비스는 바로 맛집 배달 서비스입니다. 기존 흔하게 찾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지역별 맛집, 특색 있는 레스토랑 음식들을 배달해주는 방향을 목표로 했는데요. 실제로 우버이츠는 출시 2년 째인 올해 총 2,400개의 레스토랑 파트너를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치킨, 중식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음식 역시 배달을 시작했죠. 하지만 배민 라이더스, 요기요 플러스 등 경쟁사들 역시 맛집 배달을 시작했고 결국 우버이츠는 메뉴 구성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해 포지셔닝에 실패했습니다.



◎끝까지 젠틀했던 우버이츠


결국 국내 경쟁사들에 백기를 든 우버이츠지만 끝까지 젠틀함을 보였습니다. 배달 파트너, 레스토랑 파트너들에게 서비스 종료 및 감사 인사를 전하는 메시지에서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죠. 우버이츠는 레스토랑 파트너들과 고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료 시점을 10월로 잡았으며 배달 파트너들에게도 경력에 맞춰 인센티브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우버이츠는 한국에서 철수했지만 다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우버. 2013년 우버는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행법 규제와 택시 업계 반발로 철수했는데요. 얼마 전 다시 한국 시장에 진입해 승차거부 없는 우버 택시,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 블랙, 통역을 지원하는 인터내셔널 택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 역시 카카오 택시로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타다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우버이츠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알아보았는데요. 호기롭게 배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존의 배달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버이츠만의 차별화를 만들지 못해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우버이츠의 아픔을 뒤로 한 채 세계 1위 서비스를 자랑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로 돌아온 우버의 행보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