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생수만 시킨 뒤 리뷰란에 “싱거워요”라고 적는다거나 음식을 변기에 버린 뒤 인증샷을 올리는 등의 이른바 ‘갑질 리뷰’가 플랫폼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번지고 있는데요.
리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이들은 요식업 종사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갑질 리뷰 논란은 의료계로도 옮겨붙었는데요. 리뷰 때문에 피해가 극심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의료계는 현재 집단행동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현재 의료계에서 리뷰 기능 폐지를 촉구하는 대상은 누구이며, 이를 대하는 대중의 반응은 어떠한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21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개원의 6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포털 리뷰 피해 정도’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개원의 61.9%는 네이버 영수증 리뷰가 병원 평판이나 진료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리뷰로 피해를 봤다고 답한 개원의 374명 가운데 302명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네이버 리뷰 시스템으로 인해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설명했는데요. 3.1%에 달하는 응답자들은 네이버 영수증 리뷰로 인해 병원을 폐업하거나 재개업했다고 부연했습니다.
네이버의 영수증 리뷰는 스마트폰으로 영수증을 스캔해 방문 인증 과정을 거쳐야만 해당 장소에 대한 리뷰를 쓸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네이버 영수증 리뷰에 작성된 후기는 해당 장소를 검색할 때마다 상단에 노출되며, 이른바 ‘내 돈 내산’을 인증한 이들이 적는 실제 후기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파급력이 지대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2019년 11월 시장에 첫 선보인 네이버 영수증 리뷰는 출시된 지 1년 만에 1억 4천만 건에 달하는 영수증 데이터베이스를 쌓았는데요. 이는 하루 평균 65만 건에 달하는 영수증이 제출된 격으로, 수십만 건의 데이터 베이스가 빠르게 쌓이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한 가게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뒤 인증을 거치는 부분에서 ‘이 장소가 아니라면 수정하기’ 기능을 이용해 다른 가게의 리뷰를 적는 식이죠.
이와 관련해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상당수 의사들이 허위 영수증 리뷰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병원 운영에 큰 타격을 입히고 매출 등 직접적인 손해를 유발함에도 부정확한 내용이 필터링 없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의료계는 허위 리뷰 작성이 아니더라도 진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악성 리뷰 역시 의사들을 힘들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신도시에 병원을 개업한 모 의사는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다, 약국이 병원 근처에 없다, 병원이 지하철역과 멀리 떨어져 있다 등의 리뷰가 병원 별점을 깎아먹고 있어 황당하다”라며 “정성을 다해 진료를 봐도 진료와 관계없는 부분이 병원 평판을 헤치고 있는 걸 보면 속상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개인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인근 다른 병원이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별점 테러를 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허위, 악성 리뷰에 누군가는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편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대한의사협회도 단체 행동에 나섰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네이버에 협조 공문을 발송해 “주관적 평가로 인한 악성 리뷰 등으로 의료기관이 받고 있는 피해가 극심한 상태”라며 “리뷰 제도 폐지 또는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는 입장을 피력했는데요.
네이버는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공식 의견은 내놓지 않았으나 네이버 영수증 리뷰가 도입된 2019년 이후 줄곧 악의적, 허위 리뷰를 거르기 위해 관리, 감독을 강화해왔다는 입장인데요. 일례로 네이버는 재작년 12월부터 업주들을 대상으로 ‘리뷰 게시 중단 서비스’절차를 추가해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는 네이버 영수증 리뷰 가운데 악성 리뷰 혹은 명예훼손 취지가 있는 리뷰는 사업자가 네이버에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이외 영수증으로 실제 이용한 가게가 아닌, 타 가게의 리뷰를 작성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드러난 것에 대해선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사용자가 장소를 손수 입력한 리뷰는 즉시 노출하는 것이 아닌 사전 검수 절차를 거쳐 시간차를 두고 노출시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리뷰 시스템 폐지를 주장하는 의료계를 향해 대중은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관련 기사 댓글 창엔 “의료계 리뷰 시스템 폐지할 거면, 식당, 카페 등 전체 리뷰 시스템을 없애야 공정한 거 아니냐”, “의료계는 생명과 관련된 분야인 만큼 리뷰 기능이 더더욱 활성화되면 활성화됐지 없애면 안 된다” “과잉진료, 불친절 병원을 거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 네이버 영수증 리뷰”등 네이버 영수증 리뷰 기능의 지속을 원하는 반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한편, 병원도 서비스업의 일종이기에 리뷰를 없애면 안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익명으로 개인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병원 입장에선 큰 타격을 입게 되며, 허위 사실 적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최근 의료계에 번지고 있는 리뷰 논란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러분은 리뷰 시스템 폐지를 주장하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