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을 떠올리면 이국적이고 특색 있는 분위기로 꾸며진 가게들이 절로 떠오르는데요.
이태원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은 바로 한때 ‘이태원 황태자’, ‘이태원의 큰손’으로 불리던 방송인 홍석천입니다. 그는 이태원에 홍석천 거리라고 불리는 길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만 7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했는데요.
그러나 매해 높아지는 임대료와 결정적으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쳐 눈물을 머금고 이태원의 가게들을 모두 정리해야 했습니다. 홍석천에게 폐업은 자신의 가게가 있던 장소를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는데요. 그렇게 한동안 시름에 잠겨있던 그가 최근 몰입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자신의 이름까지 내걸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31일 홍석천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처럼 눈물이 난다’는 문구와 함께 짤막한 영상을 한 편 게재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은 같은 날 방송된 MBC PD수첩의 'K-방역의 그늘, 자영업자' 편으로 코로나19 이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가를 조명하는 방송이었죠. 홍석천은 해당 방송을 보며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었을 자영업자들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에 눈물을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사람들을 불러 모아 큰 상권으로 성장한 이태원에서만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345곳이 폐업했다고 합니다.
홍석천은 그간 다양한 방송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해 왔습니다. 올해 1월에는 이태원에서 방역 수칙 재검토를 요구하는 집회에 직접 참석해 “자영업자들이 지금까지는 목소리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언론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외 폐업을 목전에 둔 자신의 가게를 다른 소상공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기도 했던 홍석천은 최근 아예 남의 가게를 홍보해 주는 사업을 제대로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홍석천은 현재 홍마담샵이라는 라이브커머스 브랜드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비더시드를 창립한 윤하림 대표와 함께 공동 운영하고 있는데요. 홍마담샵에선 홍석천이 일주일에 5~6번의 라이브 방송을 직접 진행하며 농산물, 육류, 반찬, 음료 등의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약 2시간이 넘도록 이어지는 방송 동안 판매 제품에 대한 설명뿐만이 아닌 팬들과 친밀한 소통의 시간도 갖는다는 점에서 다른 라이브커머스 방송과는 차이가 있다는데요. 예컨대 홍석천이 한 소상공인의 식혜와 게장을 한창 홍보하고 있던 도중 방송을 보고 있던 한 네티즌이 “삶이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하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를 본 홍석천은 댓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부모님이 옆에 계시면 부모님께 털어놓고 울고 안아드려라, 나도 마포대교 몇 번 왔다 갔다 했다. 언제든 여기서 수다 떨자”라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홍마담샵은 오래전부터 라이브커머스에 지대한 관심이 있던 윤하림 대표가 홍석천에게 함께 동업하자는 제의를 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윤 대표는 수많은 시장 지표들이 먹거리 분야의 성장을 예견하고 있었고, 이를 가지고 온라인 시장에서 무언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식품 위주의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이때 이태원에서 많은 식당을 창업하고 운영한 요식업 사업가로서의 면모와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보여준 셰프로서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잘 구축돼 있는 홍석천은 함께 일하고픈 제1의 대상이었는데요.
홍마담샵의 특징이 있다면 여러 제품 가운데서도 특히 농어민과 소상공인의 제품을 들여온다는 것입니다. 이는 홍석천의 영향력이 큰데요. 윤 대표는 “홍석천 대표님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무상으로 장소를 임대해 주거나 플리마켓 운영을 도와줄 정도로 평소 농어민과 소상공인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라며 “홍 대표님의 선한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주로 스타트업, 농어민, 소상공인 제품들을 위주로 들여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홍마담샵은 론칭 후 매출 성장률이 매달 20%가 넘을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인데요. 라이브 방송은 매주 5천 명 이상의 시청자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 시간 방송에 9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접속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폐업의 아픔은 잠시 미뤄두고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홍석천은 향후 이 시장이 점점 더 발전하리라고 보고 있는데요. 국내 투자업계에서도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는 3조 원에 불과했으나 오는 2023년까지 8조 원까지 확대될 거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그는 올해 초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업 창구를 온라인으로 많이 바꿨다”라며 “사업하느라 힘드신 분들은 라이브 커머스를 공부하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태원 가게를 접은 이후로 방송일에 더 열중하고 온라인 샵도 잘 되면서 홍석천의 월수입은 식당 할 때보다 더 늘었다고 합니다. 그는 “폐업하면서 얻게 된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하고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석천의 근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전히 이태원 컴백을 희망하고 있다는 그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엔 그 소원을 이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