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가 열렸지만 국내 고용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라 당장 노후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개인택시는 퇴직을 앞둔 중 장년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30년을 일하다 지난해 55세의 개인택시 운전대 잡은 김 모 씨는 “아직 한창나이인데 미래가 뻔하니 희망퇴직으로 목돈을 마련해 개인택시를 몰기 시작했다”라며 “경력이 아깝지만 정년이 없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처럼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이들이 시선이 한곳으로 몰리면서 한때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평균 9천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어쩐 일인지 최근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1천만 원 가까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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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개인택시 자격 완화로 인해 사업용 자동차 운전 경력이 없더라도 5년 무사고에 교통안전공단에서 5일간 교육을 받으면 개인택시 면허를 넘겨받을 수 있는데요.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매년 매매되는 개인택시 면허는 약 6천 대에 불과했으나 관련 규정 완화 직후 그 양은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및 조기 퇴직으로 인해 실직한 이들이 개인택시 사업에 눈을 돌린 탓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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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개인택시면허를 받기 위해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교육의 경우 한동안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 해당 교육을 이수한 박모 씨의 경우 “첫 번째 시도했을 땐 3초도 채 지나지 않아 신청이 마감됐고 세 번째 시도 끝에 교육을 겨우 들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관련 수요 폭증으로 교통안전공단은 개인택시 교통안전교육인원을 당초 3천여 명에서 1만 명 규모로 대폭 늘리기도 했는데요. 공단 관계자는 “연간 교육 신청자가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수업 신청에 불편함을 겪는 이들이 없도록 수업 인원 규모를 늘렸다”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용능력 한계가 있으나,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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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인택시 양수 기준이 완화된 직후인 올해 초에는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훨씬 많아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12월경엔 8천만 원가량에 머물러 있던 서울 개인택시 가격은 한 달 새 1천만 원 가까이 올라 올해 초 9천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도내 면허 가격 시세가 평균 1억 4천만 원에 이르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와중 아직 필수 교육도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우선 택시부터 사두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브로커가 등장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면허 매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미리 수천만 원을 들여 개인택시 계약을 했다 피해를 보고 문의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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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자’열풍에 힘입어 최고 1억 원까지 오갔던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요즘 들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5만여 대 달하는 서울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2년 만에 약 7천만 원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국내 한 개인택시 플랫폼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에서는 개인택시 면허가 79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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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관련 규제 완화로 계속해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일어나고 있는 원인으로는 대표적으로 택시업계의 플랫폼 가맹 서비스 종속 심화가 꼽힙니다. 택시 호출 플랫폼은 기존 40%에 달했던 공차율 감소에 도움이 됐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플랫폼이 개인택시기사로부터 떼 가는 수수료 비중이 점차 커지고,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택시 이용률 자체가 줄어들면서 전국 택시의 대당 평균 추정 매출액은 10년째 280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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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매출 자체는 정체돼있는 와중 호출 플랫폼 가입을 위해 개인택시기사가 내야 할 가입비는 더 늘었는데요.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앱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택시가 업계를 장악하면서 대부분 개인택시기사가 호출 배차권을 가진 플랫폼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택시가 택시 업계에 진출한 이후 실제로 가입 기사들의 밥벌이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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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LPG 가격 인상도 개인택시기사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달 서울시의 평균 LPG 가격은 지난해 대비 30% 오른 1천 원을 넘어섰으며 국제유가상승으로 인해 다음 달부터는 더 큰 폭으로 값이 뛸 전망입니다. 2년 넘게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60대 서모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길 위에서 보내는데 손에 들어오는 돈은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LPG 값까지 오르니 더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라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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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택시 노동자들 원성은 플랫폼 택시 사업자의 유료화 시도 이후 더욱 커진 측면이 있는데요. 앞서 택시 플랫폼 업계 1위 카카오 모빌리티는 플랫폼 택시 기사를 상대로 일정 비용을 내면 우선 배차권을 주겠다는 유료 멤버십 상품을 선보여 업계로부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포격을 받게 되자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한발 물러나 일정 비용을 내면 우선 배차권이 주어지는 ‘스마트 호출’을 폐지하고, 가입 기사로부터 받는 멤버십 가격을 기존 9만 9천 원에서 3만 9천 원으로 낮추겠다는 상생 안을 내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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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마저도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 등을 비롯한 택시노동자 단체로부터 보여주기식 협약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택시업계에 분 연이은 악재로 한때 1억 원까지 이르렀던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현재 카카오 모빌리티 측이 택시노동자와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음과 동시에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택시 노동자들의 수익 상황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